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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곳에도 다시 싹을 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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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저의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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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장 (1)

종자 밟기 2009. 2. 12. 01:55


1. 아침의 눈

  저녁쯤 시작된 장사가 별이 떨이지는 밤을 지나 날을 새운 달이 떨어 지는 새벽까지 이어지면 모란장의 하루는 끝이 난다. 물론 그건 게이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 일군들의 하루는 그때 부터 시작이다. 게이샤들의 뒷정리를 포함한 방청소 다음 손님을 위한 재료 정리와 술창고 정리 그리고 마님의 시중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날 때쯤이면 일군들 모두는 누가 먼저랄 거 없이 각자 방에 들어가 잠을 잔다. 물론 그때가 되면 아침을 알리는 철탑의 증기소리도 점심을 알리는 공장의 적막도 우리를 깨우지 못한다.

  하지만 딱 하나 모든 일군들의 잠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정오를 지나 방문 사이로 비춰오는 작은 빛이었다. 이 모란장은 말 그대로 꽃과 같은 구조를 지녔다. 여러장의 꽃잎이 꽃을 감싼 것처럼 방들이 중앙을 기준으로 기억자 구조로 만들어 졌고 그 사이에 길엔 일군 손님 그리고 게이샤들이 건너다니는 작은 다리들이 놓여 있다. 그리고 모란장 정 중앙엔 과거 키쿠치 마님이 현역때 어떤 마을 유지의 결혼 선물로 받게 된 인공 정원이 있다. 붉은 기와와 벽으로 둘러싼 정원엔 붉은 꽃이나 노란 단풍따위는 놓여 있지 않고 오직 있는 건 매년 언제나 같은 색을 내는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중앙엔 작고 깊은 연못이 놓여 있다.

  이 모란장의 불문율 중 하나가 있다면 중앙 정원에 가지 말라는 것이다. 자세히 들은 적은 없지만 어떤 일군이 모란장 중앙 정원에 들어갔다가 그만 마님에게 걸려 엄청난 벌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것이 어떤 벌인지 모르지만 그날 이후 그는 모란장을 그만 둘때까지 정원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 받았고 그날 이후 어느 누구도 정원에 가까이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정원의 손질은 오직 키쿠치 마님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이는 정원 근처만 지나간다 싶으면 맨 먼저 키쿠치 마님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게이샤의 요정에 어울리지 않게 놓여진 이 정원에 어째서 잠에 빠진 일군들을 괴롭히는 빛이 존재하는지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유코의 당번이 되어 남자 혐오증인 유코의 주문대로 한 겨울에도 살을 태우는 항구의 태앙 속에 겨울 옷을 입고 방 청소를 해야 했던 고역이 있은 후 정말 어떤 기적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잠이 빠진 나를 깨워 놓은 건 바로 정원에서 내비치는 작은 빛이었다. 처음엔 그것이 누군가 거울을 이용해 장난 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얼굴에 이불을 덮고 장난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왠지 그 불빛은 누군가의 장난이 만든 인공적이라기 보단 시간에 맞춰 사라졌다 비춰졌다를 반복하는 자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원 한가운데 연못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모를 이 작은 연못이 정오가 지난 한두시간 후 모란장을 내려다 보는 철탑 꼭대기에서 받은 햇볕이 이곳 정원 연못에 떨어지고 마치 계획이라도 한 듯 연못에 반사된 빛이 중앙에서 퍼져 각 방에 문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후에 방에서 가장 가운데 자는 사람이 가장 먼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자리임을 알았을 때 누구보다 먼져 끝자리를 차지 하기 위한 쟁탈전에 참가해야 할 이유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게이샤의 당번이 되는 날이면 어김 없이 남들 다 자고 남은 빈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때가 되면 언제나 소리 없이 얼굴을 따라 움직이는 연못의 빛에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연못의 빛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었다. 단지 다른 누구 보다 가장 나중에 보게 되는 것 뿐이다. 그래서 모든 일군들에게 연못에 비치는 빛은 가장 성가진 존재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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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장

종자 밟기 2009. 2. 11. 20:48

- 프롤로그 -

어느 항구 마을

이제는 어부도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도 없는 이곳은

제국군의 군사 시설이 밀집된 특수 지구이다.

어선이 사라진 돌담의 포구엔 군함의 화약 냄새가 진동하고

등대가 보이는 마을 어귀 술집은 이제 총검을 세운 군인들의 땀내만이 남아 있다

그나마 시내로 들어서는 길목에 남아 있는 목조집이 아니라면

이곳은 영락없는 누런 이빨을 세운 야수의 입속일 것이다.

폐가를 부서 만든 철탑들이 하루에 세 번 기나긴 증기를 내뿜으면

어느새 조용히 차를 마시던 어르신들도 할일 없이 거리를 나와

이제는 재 빛을 잃어 가는 바다의 석양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예전엔 밤이 되면 별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점점 사라져 가는 볓빛을 등진 채 오늘도 모란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모란장

붉은 모란 꽃이 언제나 좁은 골목길을 수놓고

목조건물과 철 탑 사이에 뿌리를 내린 붉은 기와의 밤꽃

그곳에 오는 손님은 오직 장군들과 지방의 유지들 뿐이지만

그 안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다음날 마을의 수놓는 달콤함이다.

모란장의 주인 키쿠치가 붉은 기모노를 입고 밖에 나오면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막사 안에 잠든 병사를 깨우고 노인들의 마음에 청춘을 불러 일으킨다.

모란장 제일의 기녀 사쿠가 춤을 추면 달콤한 산바람이 전쟁에 찌듯 바다의 비릿한 냄새를

사라지게 만들고 키쿠치의 향기를 더욱 멀리 퍼지게 만든다.

유코의 금소리가 사쿠의 춤과 함께 퍼지면 집을 떠난 병사의 영 마져 바다를 건너 오고

키미코의 웃음소리가 방안에서 세어 나오면 오늘도 한 연인의 별이 바다 속에 사라진다.

그리고 아침이 찾아오면


키쿠치가 벗어 놓은 옷감에선 젖어버린 술냄새가 진동하고 사쿠는 오늘도 밥 대신

이상한 음식을 요구하고 유코는 술김에 어지럽힌 방안을 나무라고 키미코는 줄담배를

피우며 빨래를 걷고 청소를 하는 일군들을 혹사 시킨다.

모란장 건너편까지 이어진 모든 화단에 물을 주는 일이 끝나면 이어지는 건 신경질만 부리는

게이샤들의 뒤치닥 거리 그것도 수십명의 잡일군 중 유독 나에게만 시키는 일들이었다.

같이 이 모란장에 들어온 쿠도는 단지 얼굴이 미남이라는 이유로 요리장 조차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리고 같은 일군들의 눈치는 나에게 향했다.

'기무'

그것이 나의 이름이다. 동시에 이 모란장에서 술 다음으로 많이 불리는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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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속에서 무엇을 남겼는가?

앞으로 올 새로운 해보다 지나갈 새벽이 더욱 그리운 건

지난 날 완성 시키지 못한 내 자신과의 약속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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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세상을 그리자 2008. 9. 19. 17:23


꿈을 찾는 바보와

바로 앞에 행복에 안주하는 천재

어느 쪽이 당신의 선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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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삶에 낚기고

삶은 인간에 낚기고

그 모든 건 인생에 낚긴다.

이 세박자가 모두에게 남겨진 평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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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

세상을 그리자 2008. 5. 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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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입

누군가의 눈

누군가의 짐

누군가의 행복

하지만 남겨진 모두가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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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세상을 그리자 2008. 5. 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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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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